2023년의 글로벌 무인 매장 섹터를 한 문구로 요약하자면 조용하지만 실속있는 성장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18년 상용화를 시작한 완전 무인 매장 기술은 2023년 미국 SVB(Silicon Valley Bank) 파산과 아마존고 매장 축소의 여파를 겪으며 기세가 꺾이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현재 글로벌리 완전 무인 매장은 540여개가 운영되고 있고 이는 2022년 대비 30%가 증가한 숫자입니다.
2024년은 어떻게 될까요? 파인더스에이아이 리서치팀은 시장 조사를 위해 글로벌 무인매장 업계 초창기부터 몸담고 있는 미국 현지 시니어 관계자들과의 인터뷰와 리서치를 바탕으로 세 가지를 꼽아봤습니다.
Outlook #1 –신규 매장은 스타디움, 공항 등 특수 매장 중심으로 확장될 것이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소개드렸던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장에서 활약한 무인화 솔루션(지난 뉴스레터 보기)’ 기억하시나요? 대기줄 제거라는 가치 제안이 제대로 워킹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투자 회수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스타디움이나 공항 등 무인 매장 수익성이 좋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고객 유입이 굉장히 높은 곳이라, 무인화가 병목현상을 뚫어줌으로써 매출 증가효과가 매우 큼 (2) 제품마다 마진이 매우 높기 때문에 솔루션 비용을 금방 회수 가능함 (미국 스타디움에서 맥주는 10달러입니다^^;)
대형 스타디움은 주로 북미와 유럽에 위치해있죠. 축구나 야구를 보러오는 고객들이 짧은 인터벌 동안 무인매장에서 맥주와 음식을 퀵하게 사가는 경험이 앞으로 1-2년내에는 매우 익숙한 풍경이 될 것입니다
Outlook #2 - 신규 매장은 소형 매장 위주로 확장될 것이다
신규 매장이 스타디움, 공항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반면, 이들의 평균 크기는 동시에 점점 더 작아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지난 3년간 100~1,000평사이의 매장을 집중적으로 열었지만, 올해 들어서 여기에 손을 때기 시작했습니다. 대형 식료품 매장의 경우 대기줄 절감이 유의미한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다보니 비싼 솔루션 회수 기간이 매우 길다는 점 때문입니다. 여기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아마존은 2023년에 스타디움, 공항으로 무인 매장 기술 솔루션(JWO) 의 B2B 세일즈를 확대하고 있죠.
아마존 뿐 만이 아닙니다. 같은 시기에 오픈한 AIFI의 대형 무인 매장과 소형 매장 역시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2021년에 AiFi가 유통사 ALDI와런던에 열었던 150평 대형 무인 매장은 무인화 비용만 30억원이 들어갔습니다.(자사 추정) 이 매장은 1곳만 내고 더 이상 확장되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동일 기업인 AiFi가 폴란드 편의점사 Zabka와 연 소형 매장은 60개 이상 탄생했습니다. 동일한 기술, 다른 매장 사이즈, 다른 성공입니다.
23년에 열린 매장들은 30평대에서 20평대 또는 그보다도 더 작은 사이즈로 옮겨갔습니다. 더 작을수록, 직원의 손이 덜 가는 ‘완전 무인 형태’가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이전부터 소형 매장을 위주로 하던 AiFi나 TTG도 심지어 더 작은 매장 형태로 옮겨가고 있으며, 심지어 JUXTA와 같이 소형 무인 매장만 제안하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Outlook #3 - 신규 매장은 더 저렴하게 도입과 운영이 가능해진다
기술적으로 보면, 글로벌 무인 매장 기술 및 솔루션 제공 선두 3곳의 기업들은 이미 투입되는 하드웨어 비용(컴퓨터, 무게센서 등)에서 현재 가능한 최적화를 달성했습니다. AiFi, Amazon, Standard AI가 바로 그들이죠.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의 무인화 비용이 높은 이유는 ‘설치 및 하드웨어의 커스텀 제작 비용’ 때문입니다. 해외 기업들은 솔루션비용의 50% 가량이 설치 비용 (실제 설치, QA…)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인건비가 매우 비싼 것이 큰 요인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커스텀 제작 비용도 ‘규격화’를 통해 어느정도 해결되고 있습니다. 규격화는 하드웨어 제작 및 설치화의 표준화를 의미하며, 유통사와 기술 기업의 공동개발을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폴란드 유통사 Zabka와 미국 무인화 기업 AiFi가 3년동안 준비해 유통사가 직접 설치 인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 확립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하드웨어는 현지에서 소싱했으며, 성공적으로 현재 60개 이상의 매장이 운영 중입니다.
매장 무인화 산업을 이끌고 있는 한 기업으로써, 우리는 해외 선두기업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보고 산업의 동향을 끊임없이 들어보고 있습니다. “무인화 솔루션”이라는 근본적으로 동일한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치제안과 실험들이 전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역동적입니다. 어떤 솔루션이든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고도화도 일어나야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시사점을 바탕으로 파인더스에이아이도 2024년에는 한국 시장에 맞는 다양한 시도를 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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